이번 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 14.4% 하락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 폭락 이후 단일 주간 기준으로 가장 큰 낙폭입니다. 같은 한 주를 놓고 기사와 차트 복기 영상을 연달아 봤는데, 숫자는 똑같은데 보이는 것이 달랐습니다. 그 차이가 이번 글을 쓰게 만든 이유입니다.차별화 하락이 말하는 것7월 급락장과 이번 10월 하락장을 나란히 놓고 보니 결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7월에는 거의 모든 종목이 동반 하락했습니다. 공포가 시장 전체를 덮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종목별, 섹터별로 낙폭이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코스피가 14.4% 빠진 주에 LG에너지솔루션은 0.5% 하락에 그쳤습니다. 같은 폭풍 속에서 이 숫자가 나왔다는 건, 누군가는 그 종목을 계속 붙잡고 있었다는 뜻입니다.제..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급락 기사를 읽을 때마다 맥락 없이 숫자에 놀라기 바빴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코스피가 14.5% 빠지는 걸 보면서는 달랐습니다. 노트에 쌓아온 단편들이 이 기사를 미리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고,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은 석 달 반 만에 182조 원이 줄었습니다. 이 급락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제가 정리한 세 가지 틀을 나눠보겠습니다.국민연금의 리밸런싱 딜레마, 안전판이 다친 사연이번 기사에서 제가 처음 제대로 공부한 건 국민연금의 리밸런싱(Rebalancing) 문제였습니다. 리밸런싱이란 포트폴리오에서 자산 유형별 비중이 목표치에서 벗어날 때, 이를 다시 맞추기 위해 사고팔..
볼린저 밴드의 통계적 원리는 단순합니다. 주가가 20일 이동평균선 기준 표준편차 2 범위 안에서 움직일 확률이 약 95%라는 계산에서 출발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도구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선 몇 개로 미래를 맞춘다는 게 점괘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직접 공부해보고 나서야 생각이 달라졌습니다.차트분석의 진짜 정체: 예언이 아닌 감지기일반적으로 차트 분석은 "선을 보고 오를지 내릴지 맞히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직접 공부해봤더니 정확히는 그 반대였습니다. 볼린저 밴드(Bollinger Band)란 20일 이동평균선을 중심으로 위아래에 통계적 변동 범위를 띠 모양으로 그려주는 도구입니다. 쉽게 말해 주가가 "평소 범위"를 벗어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감지기에 가깝습니다.띠의 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4천만 원으로 시작해 12년 만에 85억 원을 만든 투자자 이야기를 읽었는데, 제 눈이 멈춘 건 그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이 사람이 코스피 9000 돌파 국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단 한 주도 사지 않았다는 사실, 그게 더 충격이었습니다. 화려한 수익률보다 12년을 버티게 한 기준이 뭔지가 궁금했고, 그 질문 하나로 이 글을 씁니다.모두가 반도체를 살 때, 이 사람이 버틴 배경올 초 코스피 지수가 9000선을 돌파하던 시기, 시장의 눈은 온통 반도체 주도주(시장 상승을 이끄는 핵심 종목군)에 쏠려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른바 '삼전닉스'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동안 이 두 종목을 들고 있지 않은 투자자들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던 분위기였습니다. ..
수급 기사를 열면 종목 이름이 스무 개씩 쏟아집니다. 처음엔 그냥 목록이라 생각하고 넘겼는데, 어느 날부터 그 목록 안에서 선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2일 기관이 삼성전기·삼성전자·LG전자를 사들이면서 SK하이닉스를 판 날, 저는 그 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참 들여다봤습니다.목록 기사에서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수급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는 솔직히 재미가 없었습니다. 삼성전기 얼마, 삼성전자 얼마, LG전자 얼마 — 숫자와 이름만 이어지는 기사를 읽으면서 "이게 나한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기사를 열 번쯤 읽고 나서야 목록이 아니라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기관 순매수란 기관투자자들이 특정 종목을 판 것보다 더 많이 사들였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기관투자자란 연기금·자산운용..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 520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읽고 잠깐 멈췄습니다. 얼마 전 골드만삭스의 코스피 목표 1만 2000 기사를 읽은 직후였거든요. 같은 시장을 두고 방향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게 오히려 공부가 됐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보다, 왜 다른지를 따져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이번에 다시 확인했습니다.악재가 쌓였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제가 이 전망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한 건 결론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근거를 분해하는 것이었습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김영익 겸임교수가 제시한 근거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5%를 터치한 것,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6달러를 넘어선 것, 그리고 AI 반도체 속도조절론입니다.여기..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던 날,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코스피는 7,000선을 되찾았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뉴스 제목만 보고 "오늘도 빨간불이겠구나" 했는데 차트를 열어보니 초록색이었거든요.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그 안을 뜯어봤습니다.미국이 내려도 우리가 오른 이유 — 반도체 강세제가 오랫동안 갖고 있던 공식이 하나 있었습니다. "미국 증시가 내리면 우리도 내린다." 실제로 그런 날이 훨씬 많았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뉴욕 3대 지수인 다우존스, S&P500, 나스닥이 모두 하락하는 와중에 코스피는 종가 기준 7,000선을 되찾았습니다. 7월 23일 이후 약 한 달 반 만의 일입니다.이유를 파고들었더니 답이 나왔습니다. 미국 증시..
8월 28일, 신풍제약이 장중 23%대 급등을 기록했습니다. 재료는 주간 코로나19 입원환자 61명 — 방역당국이 "공중보건에 위협이 아니다"라고 명시한 바로 그 수치였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며 예전에 비슷한 급등을 처음 봤을 때의 감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도 재료의 크기와 가격 반응의 크기가 완전히 달랐는데, 시장은 그 불균형을 아무 설명 없이 지나갔습니다.테마주가 급등하는 배경: 뉴스보다 빠른 수급처음 테마주 급등을 목격했을 때, 저는 시장이 정보를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뉴스가 나오자마자 수십 퍼센트가 움직이는 것을 보면 그렇게 느끼는 게 당연합니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기업 가치와 미래 이익을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장면들을 반복해서 보다 보니 제 생각은 달라지기 시작했습..
호재 뉴스가 터진 날, 급등하는 주가를 보며 손이 먼저 움직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썩 좋지 않았습니다. 네이버가 하루 만에 8.43% 뛰어오른 7월 27일, 재료는 세 가지였습니다. 엔비디아의 전략적 지분 투자, 14조 원대 AI 팩토리 프로젝트, 그리고 두나무 인수를 막던 규제 완화 기대감. 저는 이 날의 급등을 보며 과거의 실수와 그때 배운 것들을 동시에 떠올렸습니다.엔비디아가 왜 네이버 주주가 됐을까 — 투자 배경유상증자라는 말을 들으면 보통 주가가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날 네이버의 유상증자 공시는 정반대로 작용했습니다.네이버는 이날 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4,8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했습니다...
코스피가 연일 오르는데 기분이 좋기만 한 건 아닙니다. 저도 처음엔 "기관이 사주니까 튼튼한 장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숫자 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기관 순매수 11조 원이라는 헤드라인 뒤에 어떤 돈이 실제로 움직였는지, 그리고 그 돈이 얼마나 불안한 성격의 자금인지를 따져보면 지금 이 상승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수급 구조: 기관 매수 11조 원, 사실은 이렇습니다투자를 시작하고 나서 제가 가장 크게 배운 교훈은 하나입니다. "누가, 왜 사고 있는가"가 총액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거래량이 늘고 기관이 순매수했다는 기사를 보면 그냥 좋은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다 한 번은 기관 매수가 쏟아지는 자산에 들어갔다가, 들어가자마자 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