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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폭락과 10월 폭락은 달랐다

오늘의 핫이슈는? 2026. 10. 18. 20:59

목차


    이번 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 14.4% 하락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 폭락 이후 단일 주간 기준으로 가장 큰 낙폭입니다. 같은 한 주를 놓고 기사와 차트 복기 영상을 연달아 봤는데, 숫자는 똑같은데 보이는 것이 달랐습니다. 그 차이가 이번 글을 쓰게 만든 이유입니다.



    차별화 하락이 말하는 것

    7월 급락장과 이번 10월 하락장을 나란히 놓고 보니 결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7월에는 거의 모든 종목이 동반 하락했습니다. 공포가 시장 전체를 덮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종목별, 섹터별로 낙폭이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코스피가 14.4% 빠진 주에 LG에너지솔루션은 0.5% 하락에 그쳤습니다. 같은 폭풍 속에서 이 숫자가 나왔다는 건, 누군가는 그 종목을 계속 붙잡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제가 이 비교에서 가장 먼저 떠올린 건 "밀물과 썰물" 비유였습니다. 밀물일 때는 모든 배가 함께 뜨고, 썰물이 되면 바닥에 닿는 배가 나옵니다. 7월은 밀물이 빠르게 빠진 것이고, 10월은 썰물이 지면서 배들의 위치가 달라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차별화 하락(sectoral divergence)이란 바로 이 상태를 가리킵니다. 쉽게 말해 시장이 "위험하니 다 팔자"에서 "이 중에 누가 살아남을까"라는 질문으로 이동한 것입니다.

    이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반등의 모양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7월식 공포 하락은 공포가 걷히면 함께 회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차별화 장세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돌아오더라도 특정 종목은 안 돌아올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지수 회복만 기다리다가 보유 종목이 혼자 소외되는 경험이 가장 허탈합니다. 지수와 종목을 분리해서 보는 눈이 이런 장에서 필요한 이유입니다.

    • 7월 급락: 전 종목 동반 하락 — 공포가 시장 전체를 지배한 국면
    • 10월 하락: 종목·섹터별 낙폭 차별화 — 시장이 선별 작업을 시작한 국면
    • LG에너지솔루션: 코스피 -14.4% 주간에 -0.5% — 수급이 붙잡고 있다는 신호
    • 차별화 장세에서는 지수 회복과 내 종목 회복이 따로 움직일 수 있음
    요약: 이번 10월 하락은 '모두 빠지는 공포'가 아니라 '선별하며 빠지는 계산'이었고, 그 차이가 반등 전략까지 바꿉니다.

    이익 판별: 기준은 명쾌하고 실전은 어렵다

    급락장을 마주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은 하나입니다. "주가가 빠진 게 기업 이익이 줄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이익은 그대로인데 주가만 빠진 것인가." 전자라면 위험 신호이고, 후자라면 리밸런싱(rebalancing)의 기회입니다. 여기서 리밸런싱이란 포트폴리오의 자산 비중을 원래 계획한 비율로 되돌리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주가가 과도하게 빠졌을 때 비중을 늘리는 행위도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기준 자체는 명쾌합니다. 그런데 제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 이 판별이 가장 어려운 순간이 정확히 급락의 한가운데라는 것입니다. 지금 반도체 섹터가 정확히 그 상태입니다. 역대급 이익은 수치로 확인됩니다. 그런데 그 이익이 내년까지 이어질지, 중국 추격과 AI 수요 둔화라는 변수 앞에서는 누구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이익 추정치(EPS Estimate) —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하는 주당 순이익 전망치 — 가 상향되는지 하향되는지, 그 방향이 판별의 핵심 재료가 됩니다(출처: 네이버 금융 — 종목별 컨센서스 확인 가능).

    그래서 제가 이 기준을 실전에 적용하는 방식은 "지금 판정하기"가 아니라 "판정 재료가 나오는 날짜를 달력에 적어두기"입니다. 3분기 실적 발표 일정, 내년도 이익 전망 상향·하향 발표 시점. 그 재료가 나오기 전에 대규모로 진입하는 건 분석이 아니라 베팅입니다. 베팅 자체가 나쁜 건 아닌데, 베팅이라면 금액이 그에 맞게 작아야 합니다. 이 구분을 지키는 게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요약: 이익 유지 여부가 매수 기회의 판별 기준이지만, 그 판정은 실적 발표 일정을 달력에 적어두고 재료가 나온 뒤에 내리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상대 비교라는 간단하고 강력한 도구

    급락장에서 제가 배운 가장 실용적인 습관은 절대 낙폭이 아니라 상대 강도(relative strength)를 보는 것입니다. 여기서 상대 강도란 개별 종목의 등락을 시장 지수의 등락과 비교해 얼마나 잘 버티고 있는지 측정하는 개념입니다. 코스피가 14% 빠질 때 내 종목이 5% 빠졌다면, 그건 손실이 아니라 선방입니다. 반대로 코스피가 5% 빠질 때 내 종목이 12% 빠졌다면, 시장을 핑계 삼을 수 없습니다.

    이 비교 하나가 같은 하락을 완전히 다른 정보로 바꿉니다. "내 종목이 얼마나 빠졌나"는 감정을 자극하지만, "지수 대비 얼마나 빠졌나"는 판단을 유도합니다. 제 경우엔, 폭락장에서 이 비교를 습관적으로 하게 되면서 보유 종목에 대한 확신 수준이 달라졌습니다. 지수보다 덜 빠지는 종목은 폭풍 속에서도 누군가 붙잡고 있다는 증거고, 더 빠지는 종목은 폭풍이 핑계일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코스닥이 이번 주 10.9% 하락했음에도 주간 종가 기준으로 미니박스(mini-box) 안으로 돌아온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미니박스란 단기 횡보 구간의 고점과 저점을 이은 박스권을 뜻하는데, 종가 기준으로 이 안에 들어온다는 건 저점 매수 수급이 살아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코스피는 미니박스 하단 이탈 후 회복에 실패했고, 코스닥은 긴 아래꼬리를 달며 종가 기준 박스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차트 모양만 놓고 보면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나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런 비교가 매수 여부를 결정해주진 않지만, 어느 쪽 시장에 더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지 방향은 잡아줍니다(출처: 네이버 금융 — 코스닥 지수 차트).

    요약: 급락장의 핵심 도구는 절대 낙폭이 아니라 지수 대비 상대 강도이며, 이 비교 하나가 같은 하락을 다른 정보로 만들어 줍니다.

    시나리오 대응: 예측이 아니라 설계

    월요일 시장이 어떻게 열릴지를 놓고 세 가지 경우를 정리했습니다. 코스피 전저점(약 5,262~5,450포인트 구간)을 잠시 이탈했다가 매수세로 회복하면 분할 매수 진입, 이탈 후 회복에 실패하고 추가 하락하면 지수가 올라오는 것을 확인한 뒤 매수, 강하게 반등하면 선두 종목 — 먼저 치고 올라오는 종목 — 을 공략한다는 것입니다. 이걸 처음 봤을 때 "그냥 상황 설명 아닌가" 싶었는데, 다시 읽으니 핵심은 분류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핵심은 각 경우에 내가 뭘 할지를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이게 날씨 대비와 다를 게 없습니다. 비가 올지 맞히는 게 아니라 우산을 챙기는 것.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 시나리오 방식의 진짜 효용은 화면이 빨갛게 물들 때 나옵니다. 전저점이 실시간으로 깨지는 화면을 보면 계획은 증발하고 공포가 운전대를 잡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계획은 그 순간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시나리오는 반드시 글로 적어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손이 떨리는 날에는 머리가 아니라 적어둔 종이 — 혹은 메모 앱의 문장 — 가 감독이 되어야 합니다. 분할 매수(dollar-cost averaging)란 한 번에 전액을 투입하지 않고 여러 시점에 나눠 진입하는 방식인데, 이 전략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이 정도 빠지면 1차 진입"이라는 기준이 공포가 오기 전에 적혀 있어야 합니다. 적혀 있지 않은 기준은 공포 앞에서 흔들립니다.

    요약: 시나리오 대응의 본질은 예측이 아니라 설계이고, 공포가 오기 전에 각 경우의 행동을 글로 적어두는 것이 전략의 완성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코스피 14.4% 하락, 지금 사도 되나요?

    A. 매수 여부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보유 또는 매수하려는 종목의 이익 추정치(EPS)가 꺾였는지 여부입니다. 이익이 유지된 채 주가만 빠진 것이라면 분할 매수를 검토할 수 있지만, 이익 전망 자체가 하향되고 있다면 반등을 확인하고 진입하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3분기 실적 발표 일정을 먼저 달력에 적어두는 것이 시작점입니다.


    Q. 코스피랑 코스닥 중에 어디가 더 나은 상황인가요?

    A. 이번 주 차트 기준으로는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나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코스닥은 주간 10.9% 하락했지만 긴 아래꼬리를 달며 종가 기준으로 미니박스(단기 횡보 박스권) 안으로 돌아왔습니다. 반면 코스피는 미니박스 하단 이탈 후 회복에 실패했습니다. 다만 이는 차트 형태 기준이며, 개별 종목의 이익 상황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Q. 내 종목이 지수보다 더 많이 빠졌는데, 그냥 들고 있어야 하나요?

    A. 지수보다 낙폭이 크다는 것은 폭풍 속에서 수급이 떠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때 먼저 확인할 것은 해당 종목의 이익 추정치가 최근에 하향됐는지 여부입니다. 이익이 꺾인 것이 확인되면 손절 여부를 고려해야 하고, 이익은 유지인데 유독 더 빠진 것이라면 이유를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유를 모른 채 "회복되겠지"라는 기대만으로 보유를 유지하는 것은 전략이 아닙니다.


    Q. 분할 매수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A. 분할 매수(dollar-cost averaging)는 매수 금액을 여러 번에 나눠 서로 다른 시점에 진입하는 방법입니다. 핵심은 "얼마 빠지면 1차, 얼마 더 빠지면 2차"처럼 기준을 공포가 오기 전에 미리 숫자로 정해두는 것입니다. 막상 하락 화면을 보면 판단이 흔들리기 때문에, 사전에 글로 적어두지 않은 기준은 실전에서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결론

    이번 주 급락장에서 제가 가져간 것은 세 가지입니다. 차별화 하락장에서는 지수 회복을 기다리기 전에 내 종목의 회복 근거를 먼저 확인할 것. 이익 유지 여부 판별이 어려울 때는 판별 재료가 나오는 날짜를 달력에 적어둘 것. 그리고 시나리오는 떨리는 손을 위해 반드시 글로 적어둘 것.

    폭락장은 모든 종목의 민낯이 드러나는 시간입니다. 동시에 스스로의 투자 태도가 드러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월요일 시장이 어떻게 열릴지는 모르지만, 각 경우에 뭘 할지는 오늘 저녁 안에 적어두려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q8vfS2Eb0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