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4천만 원으로 시작해 12년 만에 85억 원을 만든 투자자 이야기를 읽었는데, 제 눈이 멈춘 건 그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이 사람이 코스피 9000 돌파 국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단 한 주도 사지 않았다는 사실, 그게 더 충격이었습니다. 화려한 수익률보다 12년을 버티게 한 기준이 뭔지가 궁금했고, 그 질문 하나로 이 글을 씁니다.모두가 반도체를 살 때, 이 사람이 버틴 배경올 초 코스피 지수가 9000선을 돌파하던 시기, 시장의 눈은 온통 반도체 주도주(시장 상승을 이끄는 핵심 종목군)에 쏠려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른바 '삼전닉스'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동안 이 두 종목을 들고 있지 않은 투자자들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던 분위기였습니다. ..
솔직히 저는 이 기사를 처음 봤을 때 "드디어 왔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올해 내내 여러 분석 자료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던 변수가 마침내 시장 한가운데에 들어선 느낌이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8%에 다가서고 코스피가 하루 만에 4% 가까이 빠진 날, 저는 몇 달 전부터 따로 적어두던 메모를 다시 꺼냈습니다.글로벌 압력: 서로 다른 시계가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제가 시장을 들여다보면서 생긴 습관 하나가 있습니다. 서로 다른 출처의 기사들이 공통으로 지목하는 변수를 따로 메모해 두는 것입니다. 올해 그 목록 맨 위에 줄곧 올라 있던 것이 바로 미국 장기 국채 금리였습니다. 낙관론자로 알려진 에드 야르데니조차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돌아왔다"고 경고했고, 모건스탠..
상승장이 한창일 때 현금을 들고 있으면 묘한 자괴감이 듭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주변은 다 벌고 있는데 저만 소외된 것 같은 그 기분 — 결국 손을 뻗었다가 꼭지 근처에서 들어간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래서 분산투자 얘기가 나올 때마다 "맞는 말인데 왜 이렇게 지키기 어렵지"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최근 AI 관련주로 자금이 급격히 쏠리는 국면에서, 분산과 안전자산의 의미를 다시 정리해봤습니다.쏠림구조가 만들어지는 방식일반적으로 분산투자는 "주가가 떨어질 것 같을 때 하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이해했습니다. 확신이 있으면 집중하고, 모르겠으면 나눈다는 식이었죠. 그런데 시장을 몇 년 지켜보다 보니 그 전제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을 반복해서 마주쳤습니다. 모두가 확신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