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가 마이너스 40%를 찍던 날, 저는 10년 월봉 차트를 처음으로 제대로 들여다봤습니다. 그전까지는 일봉이나 주봉만 봤는데, 월봉으로 펼쳐 보니 지금 이 폭락이 사실 이 종목의 평소 습관이더라고요. 버티는 것과 방치하는 것은 다르고, 조급함과 확신은 얼굴이 비슷하다는 걸 — 손실을 보고 나서야 겨우 구분하게 됐습니다."버티면 된다"는 말의 숨겨진 조건 — 생존편향어떤 주식이 3만 원에서 6,000원까지 80% 빠졌다가, 5년 뒤 15만 원이 되고 나중엔 42만 원까지 간 사례를 들은 적 있습니다. 처음엔 "버티면 되는구나"라는 교훈만 가져갔어요. 그런데 한 가지를 빠뜨렸습니다. 그 주식이 속한 산업이 경쟁자가 몇 안 되는 과점(寡占) 구조였다는 조건이요. 과점이란 시장 참여자가 소수로 제한돼 경쟁 강..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4천만 원으로 시작해 12년 만에 85억 원을 만든 투자자 이야기를 읽었는데, 제 눈이 멈춘 건 그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이 사람이 코스피 9000 돌파 국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단 한 주도 사지 않았다는 사실, 그게 더 충격이었습니다. 화려한 수익률보다 12년을 버티게 한 기준이 뭔지가 궁금했고, 그 질문 하나로 이 글을 씁니다.모두가 반도체를 살 때, 이 사람이 버틴 배경올 초 코스피 지수가 9000선을 돌파하던 시기, 시장의 눈은 온통 반도체 주도주(시장 상승을 이끄는 핵심 종목군)에 쏠려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른바 '삼전닉스'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동안 이 두 종목을 들고 있지 않은 투자자들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던 분위기였습니다. ..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월가에서 6년 넘게 가장 낙관적인 전략가로 꼽혀온 에드워드 야르데니가 AI발 강세장이 2030년대 초반까지 이어질 확률을 80%로 제시했습니다. 처음엔 낙관론의 결론만 눈에 들어왔는데, 다시 읽었더니 글 전체가 조건들로 가득 찬 체크리스트였습니다. 그 조건들을 어떻게 읽느냐가 이 전망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습니다.낙관론이 설득력 있는 이유 — 그리고 그 조건들투자 초반, 저는 이런 장기 전망 기사를 결론만 읽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2030년대까지 호황, 확률 80%"라는 숫자는 그 자체로 안심의 재료가 됐고, 나머지는 그냥 배경 설명쯤으로 넘겼습니다. 그 습관이 바뀐 건 여러 전망들과 그 이후 시장을 함께 지켜보면서입니다. 전망의 결론보다 그 결론이 걸려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