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칩을 AI 데이터센터에 안 쓸 테니 한국은 괜찮다"는 말, 저도 반쯤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문가 토론을 보다가 그 안심의 근거가 우리 실력이 아니라 남의 정책이라는 사실을 다시 마주했습니다. 중국 메모리 기업 CXMT가 중국 증시 시가총액 1위를 찍었다는 소식, 그리고 그 자리를 빼앗긴 게 마오타이라는 술 회사라는 점이 숫자 이상의 무게로 다가왔습니다.풀베팅 vs 관망, 전문가가 싸우는 진짜 이유전문가 두 명이 정반대 의견을 내놓을 때, 저는 예전엔 "누가 맞나"를 먼저 따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토론을 보면서 그보다 먼저 봐야 할 게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각자가 보는 변수가 다르다는 점입니다.한 쪽의 논리는 시장 안에 있었습니다. AI, 인프라, 반도체 섹터가 충분히 조정을 받..
중국 반도체 기사를 며칠 새 세 번 연달아 읽었습니다. 처음엔 D램 속도 기록, 다음엔 애플의 중국산 부품 테스트 소식이었는데, 이번엔 결이 달랐습니다. 회사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CXMT, 화웨이, 메타X, 샤오미까지 여러 회사의 진전 소식이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읽으면서 두 가지가 머릿속에 걸렸는데, 하나는 타이밍이고 하나는 출처였습니다. 그 두 가지를 중심으로 이번 소식을 정리해 봤습니다.타이밍이 이미 메시지다기사 첫 줄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시점 설명이라고 넘겼는데, 읽다 보니 그게 핵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협상 테이블 앞에서 "우리 이만큼 한다"를 증명해 보이는 것, 그게 이 뉴스들의 또 다른 기능일 수 있습니다.미국의 대중 수출통제는 ..
애플이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메모리 반도체를 아이폰과 맥북에서 테스트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가격 인하 요구를 거절당하고도 검증을 멈추지 않는다는 대목에서, 저는 이것이 단순한 부품 소싱 뉴스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협상의 판이 이미 테이블 밖에서 짜이고 있다는 신호로 읽혔기 때문입니다.협상력은 몸집이 아니라 대안의 수에서 나온다시장 뉴스를 오래 들여다보다 보면, 처음에 제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하나씩 무너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큰 구매자가 항상 갑"이라는 공식이었습니다. 애플처럼 연간 수천만 대를 출하하는 기업이 가격 인하를 요구하면 공급사가 고분고분 따르는 것이 당연한 그림 아닌가, 처음에는 그렇게 봤습니다.직접 겪어보니 다른 원리가 작..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중국이 추격 중"이라는 반도체 뉴스를 절반쯤 흘려들었습니다. 워낙 자주 나오는 표현이라 무뎌진 것도 있었고요. 그런데 창신메모리(CXMT)의 DDR5 칩이 AMD와 인텔 양쪽 플랫폼에서 8800 MT/s를 기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번엔 좀 달리 읽히기 시작했습니다. 숫자 하나가 아니라, 그 숫자가 만들어진 속도와 주변의 반응이 제 시각을 바꿔놓았습니다.개선 속도: 숫자보다 변화의 기울기가 중요합니다제가 반도체 뉴스를 꾸준히 읽어오면서 가장 크게 바뀐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현재 위치가 아니라 이동 속도를 먼저 본다는 겁니다. 처음엔 저도 "지금 몇 세대 뒤처졌나"만 찾았는데, 그렇게 읽으면 판단이 계속 흔들렸습니다. 어떤 기사는 격차가 크다 하고, 어떤 기사는 코앞이라 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