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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원전 해외진출?(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SMR)

오늘의 핫이슈는? 2026. 9. 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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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기사를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원전 이야기가 따라 나옵니다. 처음엔 저도 맥락이 잘 안 잡혔습니다. 그런데 기사 몇 개를 이어 읽고 나서야 연결고리가 보였습니다. AI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너무 많이 먹어서 전력이 부족해졌고, 그 빈자리를 원전이 채우고 있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삼성물산이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그 길목에 서 있습니다. 다만 지금 나온 이야기들 대부분은 "계약 예정"이지 "계약 완료"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두 회사가 어떤 포지션을 잡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기대가 실제 성적표로 바뀌는지를 데이터와 함께 짚어봤습니다.



    AI가 전기를 먹고, 전기가 원전을 깨웠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AI 붐의 수혜주를 생각하면 반도체나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먼저 떠올랐지, 원전 기자재 회사가 이 대화에 끼어들 줄은 몰랐습니다.

    연결고리는 이렇습니다. 챗GPT 같은 대형 언어 모델을 돌리는 데이터센터는 수만 개의 GPU가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갑니다. 이 시설 하나가 소도시 전체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즉 초대형 컴퓨팅 집적 시설을 동시다발적으로 짓기 시작하면서 전력 수요가 폭발했습니다.

    문제는 그 전기를 당장 만들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태양광·풍력은 날씨에 따라 출력이 들쭉날쭉하고, 데이터센터는 단 1초도 정전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4시간 안정적으로 대용량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전과 가스터빈이 다시 각광받게 된 겁니다. 파도가 해변으로 밀려오듯, AI 붐에서 시작된 돈의 흐름이 반도체를 지나 이제 전기 만드는 기계들에까지 닿고 있습니다.

    요약: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전력 수요가 원전·가스터빈 수요를 직접 끌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됐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 3가지 수주 축과 완판된 슬롯

    두산에너빌리티가 하반기에 기대하는 수주 축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대형 원전, 미국 테네시강유역개발청(TVA) SMR 프로젝트, 그리고 북미향 대형 가스터빈 수출입니다. 제가 기사를 읽으면서 가장 오래 멈췄던 숫자는 상반기 신규 수주 7조 1000억원이었습니다. 연간 가이던스 13조 3000억원의 절반을 상반기에만 채운 셈입니다.

    그런데 저를 더 놀라게 한 건 가스터빈 얘기였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독자 개발한 H급 380MW급 가스터빈의 2029년 인도 슬롯이 이미 전량 매진됐다는 겁니다. H급 가스터빈이란 고온·고압 조건에서 작동해 발전 효율이 높은 최신 세대 대형 가스터빈을 의미하는데, 앞서 반도체 기사들에서 공급 부족 시장의 작동 방식을 배웠던 터라 이 상황이 뜻하는 바가 바로 들어왔습니다. 파는 쪽이 갑이 되는 시장입니다.

    시장 전망도 이 방향을 뒷받침합니다. 대형 가스터빈은 2032년까지 글로벌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북미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 및 유틸리티 기업들과 2030~2032년 공급 물량을 순차적으로 협상하고 있습니다. SMR 쪽에서는 미국 TVA와 발주사 간 6GW 규모의 전력구매계약(PPA)이 체결되면 뉴스케일파워를 거쳐 본계약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PPA란 발전사와 전력 구매자 사이에 장기 전력 공급 조건을 미리 확정하는 계약으로, 이것이 체결돼야 후속 제조·건설 계약이 연쇄적으로 성사됩니다.

    •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주간사 대우건설의 시공 협상 타결 및 본계약 체결 대기 중
    • 미국 TVA SMR: 6GW 규모 PPA 체결 시 뉴스케일파워 경유 본계약(PO) 성사 기대
    • H급 가스터빈: 2029년 인도 슬롯 완판, 2030~2032년 물량 북미 기업들과 협상 진행 중
    요약: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기자재·SMR·가스터빈 3축 수주 전략을 구사하며, 상반기에만 연간 목표의 53%를 달성했습니다.

    삼성물산의 스웨덴 SMR, '시공의 삼성'이 유럽을 노린다

    건설·EPC 분야에서는 삼성물산이 유럽 SMR 시장의 선봉에 섰습니다. 삼성물산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GE 버노바 히타치(GVH), 스웨덴 원전 기업 스투드스빅과 함께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습니다. JDA란 본계약 이전 단계에서 사업 타당성 검토와 역할 분담을 공식화하는 협약으로, 프로젝트의 기초 뼈대를 세우는 단계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GVH가 기존 비등경수로(BWR)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300MW급 SMR인 'BWRX-300' 4기를 건설하는 총 1.2GW 규모입니다. 비등경수로란 원자로 안에서 직접 물을 끓여 만든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발전 방식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검증된 BWR 설계를 소형화한 것이라 상용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를 수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제가 이 기사를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건 BWRX-300이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주 달링턴에서 서구권 최초의 상업용 SMR로 건설이 진행 중인 노형이라는 점입니다. 지난 4월에는 운영 허가 신청까지 마쳤습니다. 검증이 전혀 안 된 실험적 기술이 아니라, 이미 실제 건설이 진행 중인 노형에 삼성물산이 붙은 것입니다. 스웨덴은 2035년까지 2.5GW, 2045년까지 10GW 규모의 신규 원전 용량을 확보한다는 국가 로드맵을 추진 중이라(출처: IEA), 이번 JDA가 실제 수주로 이어질 환경 자체는 갖춰져 있다고 봅니다.

    협약에 따라 삼성물산과 GVH는 공동 EPC 파트너로 참여합니다. EPC란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을 하나의 계약으로 묶는 방식으로, 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2030년대 중반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요약: 삼성물산은 GVH·스투드스빅과 스웨덴 1.2GW 규모 BWRX-300 SMR 프로젝트의 공동 EPC 파트너로 참여하며 유럽 원전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약속과 성적표 사이, 제가 체크할 세 가지 기준

    기사를 다 읽고 나서 제 나름대로 정리한 큰 그림은 이렇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의 핵심 주기기를 제작하는 '제조의 두산'으로, 삼성물산은 글로벌 기술 파트너와 연합해 짓는 '시공의 삼성'으로 포지션이 나뉩니다. 축구로 치면 한 명은 공격수, 한 명은 미드필더처럼 역할이 다른 겁니다. 우리나라가 원전을 통째로 수출하는 것만 있는 줄 알았는데, 부품으로도 시공으로도 따로 팔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명확히 인식했습니다.

    그런데 기사를 읽으면서 조심해야겠다 싶은 부분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기사에 나온 이야기들의 상당수가 "협상 중", "대기 중", "가능성이 높다"로 끝납니다. 아직 도장을 찍은 계약이 아니라 찍을 것 같다는 기대입니다. 좋은 산업 구조라는 것과 지금 사면 바로 수익이 난다는 건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기대가 실제 성적표로 바뀌기까지 몇 년이 걸리고, 그 사이 주가는 기대가 커졌다 작아졌다 반복할 겁니다.

    이 흐름을 뒷받침하는 정책 변수도 있습니다. 한미전략투자공사를 통해 집행될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서 에너지 인프라 1호 사업으로 미국 내 신규 원전(AP1000)과 가스터빈 투자가 검토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따라 신규 대형 원전 4기 이상과 대규모 가스터빈 증설이 확정될 경우 추가 실적 순증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 및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전력 수요는 AI 인프라 확충과 맞물려 장기 상승 추세에 있습니다(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제 경험상 이런 기사는 "좋아진다"로 읽기보다 "뭐가 확정되면 좋아지는지" 목록으로 읽는 게 훨씬 유용합니다. 저는 지금부터 세 가지를 체크해 볼 생각입니다.

    • 체코 두코바니 본계약: 대우건설 시공 협상 타결 여부가 선행 조건
    • 미국 TVA PPA 체결: 6GW 전력구매계약이 성사돼야 SMR 본계약(PO) 연쇄 개시
    • 11월 미국 선거 전 대미 투자 발표: 한미전략투자공사 에너지 1호 사업 윤곽 확인
    요약: K-원전의 해외 진출 구조는 말이 되지만, 현재는 약속의 단계입니다. 체코 본계약·TVA PPA·대미 투자 발표 세 가지가 실제 성적표의 분기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이 2029년까지 완판됐다는 게 사실인가요?

    A. 기업설명회(IR) 자리에서 나온 내용으로, 2029년 인도 슬롯이 전량 매진됐다는 점이 알려졌습니다. 공급 부족이 2032년까지 지속된다는 시장 전망과 맞물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는 북미 유틸리티 기업 및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와 2030~2032년 물량을 순차적으로 협상 중입니다. 공급 부족 시장에서 제조사가 협상 주도권을 가진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Q. BWRX-300 SMR은 아직 검증도 안 된 기술 아닌가요?

    A. BWRX-300은 GE 버노바 히타치가 기존 비등경수로(BWR) 기술을 기반으로 소형화한 모델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달링턴에서 서구권 최초의 상업용 SMR로 건설이 이미 진행 중이며, 2025년 4월에는 운영 허가 신청도 마쳤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검증된 설계를 소형화한 것이라 상용화 일정이 다른 SMR 대비 상대적으로 빠를 수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Q. 두산에너빌리티와 삼성물산 중 어느 쪽이 더 직접적인 수혜를 받나요?

    A. 두 회사는 역할 자체가 다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주기기·가스터빈 등 핵심 기자재를 제조하는 쪽이고, 삼성물산은 EPC(설계·조달·시공) 전체를 수행하는 건설·시공사입니다. 어느 쪽이 더 크게 수혜를 받는지는 어떤 프로젝트가 먼저 본계약으로 확정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체코나 미국 TVA 프로젝트는 두산에너빌리티에, 스웨덴 SMR은 삼성물산에 더 직접적입니다.


    Q. 12차 전기본이 원전 기업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주나요?

    A.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은 국내 중장기 전력 설비 증설의 법적 근거가 되는 계획입니다. 신규 대형 원전 4기 이상과 가스터빈 증설이 이 계획에 반영되면, 기존에 잡혀 있던 물량 외의 추가 수주가 발생합니다. 다만 계획 확정부터 실제 발주까지는 수 년의 시차가 있어,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수주 파이프라인에 영향을 줍니다.


    결론

    AI에서 전기로 이어지는 흐름 자체는 논리적으로 맞고, 두산에너빌리티와 삼성물산이 그 길목에 포지션을 잡은 것도 맞아 보입니다. 제가 이번에 새로 배운 건, 우리나라 원전 수출이 "통째로 파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 기자재 제조와 EPC 시공이라는 두 가지 경로로 각각 확장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지금은 성적표가 아니라 약속의 단계입니다. 체코 본계약, 미국 TVA 전력구매계약, 11월 전 대미 투자 윤곽, 이 세 가지에 "본계약 체결"이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들을 뉴스에서 체크해 가면서 약속이 실제 숫자로 바뀌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609040378&t=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