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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조는 문서에 적었는데, 관세 15%는 말로만 있다

오늘의 핫이슈는? 2026. 10. 5.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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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받기로 한 관세 15%가 공식 합의문에 단 한 글자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기사에서 확인한 순간, 솔직히 등이 서늘했습니다. 3,500억 달러를 내기로 한 약속은 문서에 있는데, 돌려받기로 한 약속은 말로만 남아 있는 구조 — 트럼프 대통령의 "두 배" 발언은 그 빈칸을 정확히 파고든 것이었습니다.



    합의문의 공백 — 문서에 없는 약속의 무게

    이 협상을 처음 따라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계속 이 시리즈의 기사들을 챙겨보고 있는데, 이번 편이 제가 읽은 것 중 가장 불편한 내용이었습니다. 핵심은 단순합니다.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전략 분야 2,000억 달러와 조선 분야 1,500억 달러는 합의문에 명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그 대가로 받기로 한 관세율 15%는 문서에 없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지난달 브리핑 발언이 제일 마음에 걸렸습니다. "합의문에 관세를 직접 명시하는 것은 맞는 장면이 아니어서 아쉽게도 빠졌다"는 말. 외교 관례상 이런 경우가 없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지금 벌어지는 일이 그 빈칸의 비용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계약서 관련 글을 읽으면서 배운 원칙이 있습니다. "내는 의무는 문서에 박혀 있고, 받는 권리는 상대 기분에 달려 있는 구조는 계약이 아니다." 나라 단위에서 그 공식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무역법 301조(Trade Act Section 301)를 근거로 한 관세 조치가 이미 부과된 상황에서, 문서에 적히지 않은 약속은 법적으로든 외교적으로든 강제할 수단이 없습니다. 여기서 무역법 301조란 미국이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해 관세를 포함한 각종 제재를 단독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입니다. 쉽게 말해, 미국이 "우리 마음에 안 들면 관세 올릴 수 있다"는 권한을 법으로 못 박아둔 장치입니다.

    한국무역협회도 지난 7월 보고서에서 미국이 주요국 협상에서 이 301조를 활용해 관세를 추가하거나 유예해왔다며, 후속 조치와 관세 중첩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출처: 한국무역협회). 이 경고가 지금 현실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 한국이 투자하기로 한 금액(3,500억 달러)은 합의문에 명시
    • 대가로 받기로 한 관세율 15%는 합의문에 미기재 — 구두 확인에만 의존
    • 무역법 301조로 미국은 언제든 독자적 관세 조치 가능
    • "강제노동 관세" 12.5%는 이미 부과됐고, "과잉생산 관세"는 추가 예정
    요약: 우리가 줄 것은 문서에 적혔고, 받을 것은 말로만 남아 있는 구조 — 그 빈칸이 지금 협상의 약점이 되고 있습니다.

    "두 배" 위협의 정체 — 으름장인가, 예고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백악관에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과 관련해 한국이 곧 합의하지 않으면 부담을 "두 배로 올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알래스카 LNG 개발이란 알래스카 내륙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액화해 수출하는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사업입니다. 수십 년 전부터 구상만 반복되다 실현되지 못했던 사업으로, 제가 이전에 다룬 글에서 "일본도 계산기 두드리고 결국 발을 뺀 사업"이라고 적었던 바로 그 프로젝트입니다. 공식 문서상 현재 한국의 상태는 "검토 착수" 단계입니다.

    그 검토 단계인 사업을 두고 "합의 안 하면 두 배"라고 한 겁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이 "두 배"를 관세 인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협상 전제였던 15%가 두 배가 되면 30%가 아니라, 기존 상호관세 기준인 25%로 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더해 석유회수증진(EOR) 사업에도 한국이 84억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OR이란 유전에 이산화탄소 등을 주입해 원유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기술로, 기존 유전에서 더 많은 기름을 짜내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이 역시 한미 합의문에 없는 내용입니다.

    이 발언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제 나름대로 두 가지로 나눠봤습니다. 하나는 진심 시나리오 — 정말로 관세를 올릴 작정이고, 알래스카와 EOR이 실제 요구 조건이라는 해석입니다. 다른 하나는 협상 기술 시나리오 —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고전 중인 상황에서 성과가 필요하니, 가장 아픈 곳을 찔러 양보를 끌어내려는 으름장이라는 해석입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은 후자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간선거로 마음이 급한 쪽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차분하고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습니다(출처: 가톨릭대학교).

    제 경험상 이건 제일 판단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급한 사람일수록 목소리가 커진다는 건 시장에서도 협상에서도 통하는 관찰입니다. 그런데 으름장이라고 안심했다가 체면 때문에 실제로 실행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겁먹고 알래스카를 받으면 상업성 없는 사업을 떠안고, 세게 밀어붙이면 관세 인상의 빌미가 될 수 있는 — 정말로 쉽지 않은 숙제입니다.

    요약: "두 배" 발언은 으름장일 가능성이 높지만, 으름장도 실행되면 관세 25% — 발언이 아닌 실제 고시를 봐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관세 변수가 시장에 던지는 의미

    이 협상을 따라 읽으면서 제가 가장 많이 생각한 건 "이게 시장에는 어떻게 작동하는가"였습니다. 관세율 15%는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기업들 실적의 전제 조건입니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 전체의 이익 계산이 이 숫자 하나에 묶여 있습니다.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이라는 단어도 이번 기사에서 등장했습니다. CCUS란 산업 공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거나 자원으로 전환하는 기술로, 기후변화 대응 수단 중 하나입니다. 한국 정부가 EOR 투자 후보로 검토했던 게 이 CCUS 사업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산업부 장관은 "상업적 합리성 측면에서 부족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솔직히 이 대목에서 제가 느낀 건 안도보다는 걱정이었습니다. 상업성이 부족한 사업을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된 것처럼 발표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제가 평소 코스피 관련 글을 정리할 때 변수 칸에 금리, 유가, 환율을 적어왔습니다. 이번 기사를 읽고 나서 "대미 관세율"이라는 칸을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변수의 특성이 나머지 셋과 다릅니다. 금리나 환율은 경제 지표를 보고 방향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반면 관세율은 한 사람의 발언 하나로 방향이 바뀝니다.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 대비의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제가 적어둔 확인 목록은 세 가지입니다. 알래스카 LNG가 "검토"에서 "합의"로 넘어가는지. 곧 발표될 과잉생산 관세가 몇 퍼센트로 고시되는지. 그리고 강제노동 관세 12.5%와 과잉생산 관세의 합이 정말 15%를 지키는지. 이 세 숫자가 이 협상이 약속대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계기판입니다. 발언이 아니라 실제 관세 고시 같은 "행동"이 나올 때만 판을 다시 계산하자는 게 지금 저의 원칙입니다.

    요약: 대미 관세율은 이제 시장의 핵심 변수 — 발언이 아닌 실제 관세 고시 때 판을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미 합의문에 관세 15%가 왜 안 적혀 있나요?

    A.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설명에 따르면 "합의문에 관세를 직접 명시하는 것은 맞는 장면이 아니어서 아쉽게도 빠졌다"고 합니다. 외교 관례상 특정 수치를 공식 문서에 명기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협상에서는 그 관행이 한국 측에 명백한 약점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측이 구두로 15% 유지 입장을 밝혀왔다는 게 현재까지의 확인된 내용입니다.


    Q.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두 배"가 실제로 관세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나요?

    A. 전문가들은 협상 압박용 으름장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고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으름장이 실행으로 이어진 전례도 없지 않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실제 관세 고시 숫자가 나올 때 판단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Q. 알래스카 LNG 사업, 한국이 참여하면 이득인가요?

    A. 현재 공식 입장은 "검토 착수" 단계이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관련 CCUS 사업에 대해 "상업적 합리성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일본도 과거에 타당성을 검토하다 철수한 사업이고, 개발 비용과 수익성 면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중론입니다. 관세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는지가 핵심이지, 사업 자체의 경제성만 보면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Q. 석유회수증진(EOR) 사업이 뭔가요?

    A. EOR은 유전에 이산화탄소나 물, 화학물질 등을 주입해 원유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기술입니다. 이미 개발된 유전에서 회수율을 높이는 방식이라 신규 유전 개발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이 사업에 84억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한미 합의문에는 없는 내용입니다. 한국 정부가 검토했던 CCUS 사업을 혼용해 발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결론

    이번 기사에서 제가 가져갈 교훈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받을 것은 문서에 박혀 있어야 진짜 받는 것이라는 원칙. 큰 목소리는 대개 급한 쪽에서 나온다는 관찰. 그리고 11월 중간선거까지는 이런 발언성 변동이 반복될 수 있으니, 발언이 아닌 실제 관세 고시가 나올 때만 판을 다시 계산하자는 기준입니다.

    제가 직접 이 협상 흐름을 계속 따라 읽어온 입장에서, 지금 상황은 "이미 나쁜 계약서에 사인을 했는가"가 아니라 "앞으로 나올 숫자가 약속을 지키는가"를 지켜봐야 하는 국면입니다. 과잉생산 관세 고시와 두 관세의 합산 결과 — 이 두 숫자가 나오는 시점이 판단의 기준점이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474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