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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470% 오른 주식이 "여전히 싸다"고?

오늘의 핫이슈는? 2026. 10. 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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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가가 1년 새 470% 넘게 오른 주식을 두고 "아직도 싸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저는 처음에 그냥 홍보 문구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숫자를 뜯어보니 그 말을 허투루 넘기기 어려웠습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와 이익이 달리기 시합을 벌이고 있는데, 이익이 더 빠른 상황이었습니다. 그 구조를 이해하고 나서 전에 썼던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글의 질문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5배 오른 주식이 어떻게 싸다는 건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마이크론의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473% 뛰었고, 올해 들어서만 273% 올랐습니다. 6월 장중에는 1,255달러라는 사상 최고가를 찍기도 했습니다. 그 뒤 고점 대비 15% 정도 내려온 상태이긴 하지만, 누가 봐도 많이 오른 주식입니다.

    그런데 미즈호증권의 조던 클라인 기술주 전문가는 이 주가를 두고 "여전히 매우 싸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입니다. PER이란 현재 주가를 앞으로 1년간 예상 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쉽게 말해 "지금 이 이익 수준이 유지된다면 몇 년 치 이익을 주고 사는 것인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마이크론의 12개월 선행 PER은 6.84배입니다. 반도체 업종 전체의 중간값이 23.77배임을 감안하면, 같은 업종 안에서 3분의 1도 안 되는 배수를 받고 있는 셈입니다(출처: Yahoo Finance).

    이 논리를 이해하고 나니 "많이 올랐다"와 "비싸다"가 다른 말이라는 게 실감 났습니다. 주가가 470% 오르는 동안 이익이 그보다 더 빠르게 늘었다면, 배수는 오히려 내려간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실제로 마이크론의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542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9% 급증했고, 시장 예상치 515억 1,000만 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주가 상승률보다 이익 증가율이 더 가팔랐던 것입니다.

    요약: 주가 473% 상승에도 선행 PER 6.84배로 업종 중간값의 3분의 1 수준 — 이익이 주가보다 더 빠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PER 밸류에이션의 유통기한

    제가 예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PER 4배를 두고 "헐값일까 함정일까" 를 고민하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때 배운 논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낮은 PER은 "이 이익이 오래 못 간다"는 시장의 의심을 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의심이 미국 회사라고 면제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역사적으로 호황과 불황이 교차하는 사이클 산업이었습니다. D램(DRAM)이란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휘발성 메모리로, PC·서버·스마트폰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입니다. 이 D램 가격은 공급과 수요의 균형에 따라 크게 출렁였고, 불황기에는 메모리 업체들이 대규모 적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익이 반으로 줄면 지금의 PER 6.84배는 순식간에 14배 가까이 올라가고, 적자가 나면 PER이라는 척도 자체가 의미를 잃습니다.

    그러니 지금의 "싸다"는 평가는 정확히 말하면 "AI발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이번 호황은 이전 사이클과 다를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이야기입니다. 클라인 전문가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메모리 공급 부족이 내년에 더 심해질 것이고, 그에 따라 D램과 낸드(NAND)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낸드란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유지되는 비휘발성 저장 메모리로, SSD나 스마트폰 저장장치에 쓰입니다. 이 두 제품이 마이크론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 2026회계연도 4분기 D램 매출: 398억 달러, 전분기 대비 27% 증가 (전체 매출의 73%)
    • 낸드 매출: 141억 달러, 전분기 대비 42% 증가
    •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 600억~630억 달러
    • 조정 주당순이익(EPS) 예상: 37.15~39.15달러

    결국 PER 6.84배라는 숫자는 지금 이 순간의 사진이지, 영화 전체의 평가가 아닙니다. 제 경험상 이 차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수치를 봐도 제대로 읽히지 않습니다.

    요약: 낮은 PER에는 이익 지속성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담겨 있다 — "싸다"는 평가는 AI 호황이 이번엔 다르다는 전망 위에 서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실물 크기

    이 기사를 읽으면서 재미있는 비교가 하나 생겼습니다. 같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하는데 마이크론은 PER 6.84배, 국내 메모리 기업들은 4배 안팎입니다. 1.5배 넘게 차이가 납니다. 이 간격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실물 크기인 것인지, 아니면 사업 내용의 차이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한국 기업이 실질적인 이익 수준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받는 현상을 말합니다. 지배구조 불투명성, 낮은 주주환원율,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반면 미국 증시는 주주환원 문화가 강하고 글로벌 자금이 집중되기 때문에 같은 이익에도 높은 배수가 붙는 경향이 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제가 직접 이 숫자를 비교해 봤을 때, 한국 반도체 투자자 입장에서 이 간격은 두 방향으로 읽혔습니다. 비관적으로 보면 "한국 주식은 아무리 잘 벌어도 덜 쳐준다"는 할인의 증거입니다. 낙관적으로 보면 "같은 장사를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기회입니다. 어느 쪽으로 읽느냐는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예전에 "미국까지 가서 마이크론을 살 필요가 없다, 한국이 더 저평가"라던 전문가 조언을 들었을 때 그냥 흘렸던 기억이 있는데, 이 PER 간격이 그 근거였다는 걸 이번에 이해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분기마다 마이크론과 국내 메모리 기업의 PER을 나란히 적어두기로 했습니다. 간격이 좁혀지는지 넓혀지는지 자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온도계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숫자 하나를 체크하는 습관이지만, 소소하게 직접 할 수 있는 관찰입니다.

    요약: 마이크론 PER 6.84배 vs 국내 메모리 기업 4배 — 이 간격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실물 크기이자, 해소 여부를 추적하는 관찰 지표가 될 수 있다.

    86% 이익률이 자랑인 동시에 초대장인 이유

    마이크론이 제시한 다음 분기 매출총이익률 목표는 86.25%입니다. 매출총이익률이란 매출에서 제품 원가를 뺀 뒤 매출로 나눈 비율로, 100원 팔면 86원이 원가 이후 남는다는 의미입니다. 제조업에서 이건 거의 독점적 지위에 가까운 수익성입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례적으로 높은 이익률에는 항상 두 번째 생각이 따라왔습니다. 이익률이 높다는 건 내려올 방향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 높은 마진이 경쟁자들을 불러들이는 초대장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미 비슷한 사례를 봤습니다.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이익률이 80%에서 60%로 내려갈 거라는 전망만으로도 목표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된 일이 있었습니다. HBM이란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메모리로, AI 가속기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핵심 부품입니다.

    마이크론 자신도 이 시장에 뛰어들어 HBM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 경쟁이 심화될수록 86%라는 이익률이 유지되기는 점점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애널리스트 42명 중 33명이 강력 매수, 5명이 매수 의견이라는 대목도 저는 체크 포인트로 적어뒀습니다. 거의 전원이 한방향을 보고 있다는 건, 그 낙관적인 전망이 이미 현재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낙관이 만장일치에 가까울수록 반대 방향의 질문, 즉 "이 이익의 어디가 꺾일 수 있는가"를 일부러 던져봐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요약: 매출총이익률 86%는 축하할 숫자이지만, 이례적으로 높은 마진은 경쟁자를 불러들이는 초대장이자 하락 방향만 남은 출발점이기도 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이크론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지금 사도 늦지 않은 건가요?

    A. "많이 올랐다"와 "비싸다"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선행 PER 6.84배는 반도체 업종 중간값 23.77배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다만 이 낮은 배수는 지금의 이익이 유지된다는 가정 위에 서 있습니다. AI 수요가 꺾이거나 공급이 빠르게 늘면 그 가정이 흔들릴 수 있으니, 수치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이익의 지속성을 함께 검토하는 편이 좋습니다.


    Q. 마이크론이랑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 어떤 게 더 저평가인가요?

    A. 수치만 보면 국내 메모리 기업들의 PER 4배 안팎이 마이크론의 6.84배보다 낮습니다. 이 간격의 이유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인지 사업 내용의 차이인지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진행된다면 국내 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큰 밸류에이션 회복 여지를 가질 수 있지만, 이건 전망의 영역입니다.


    Q. HBM이 왜 이렇게 중요한 건가요?

    A. HBM(고대역폭메모리)은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메모리입니다. AI 학습에 쓰이는 GPU 가속기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데, HBM이 그 병목을 해결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AI 투자가 확대될수록 HBM 수요는 함께 늘고, 이것이 메모리 업체들의 이익률을 끌어올리는 구조입니다.


    Q. 애널리스트 대부분이 매수 의견인데 그냥 믿어도 되지 않나요?

    A. 42명 중 38명이 매수라는 높은 동의율은 오히려 점검 포인트로 보는 편이 좋습니다. 전망이 만장일치에 가까울수록 그 낙관이 이미 주가에 상당히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애널리스트 목표주가 평균이 현재가 대비 43% 높다는 건 매력적이지만, 그 전망이 틀릴 경우의 시나리오도 함께 생각해두는 것이 균형 잡힌 접근입니다.


    결론

    이 기사에서 가져갈 건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싸다"는 평가에는 이익 유지라는 유통기한이 붙어 있다는 것입니다. PER은 지금 이 순간의 사진이지, 앞으로 몇 년을 보장하는 숫자가 아닙니다. 둘째, 마이크론과 국내 메모리 기업의 PER 간격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온도계로 쓸 수 있습니다. 이 간격이 좁혀지는지 넓혀지는지를 분기마다 추적해보기로 했습니다. 셋째, 매출총이익률 86%는 성과이자 경쟁을 불러들이는 신호라는 것입니다.

    제가 직접 이 숫자들을 비교하면서 느낀 건, 투자 판단보다 먼저 이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떤 숫자가 무엇을 가정하고 있는지, 그 가정이 언제 깨질 수 있는지를 먼저 물어보는 습관 — 그게 없으면 수치를 봐도 방향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이 글이 그 질문을 시작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746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