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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결제 (일론 머스크, 유통전략, 시장전망)

오늘의 핫이슈는? 2026. 9. 1. 05:23

목차


    저도 처음엔 스테이블코인 뉴스가 나올 때마다 발행사 이름을 먼저 찾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눈이 다른 곳으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서클이라는 한 발행사가 카카오, 토스, 헥토파이낸셜, NHN KCP와 동시다발로 협약을 맺는 장면을 보면서, 승부처가 발행이 아니라 유통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걸 직감했습니다.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이 "국내 페이먼트 기업의 가치를 시장이 아직 모른다"고 한 말이 그냥 지나쳐지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기술보다 통로가 먼저다 — 배경과 맥락

    일반적으로 신기술이 등장하면 그 기술을 가장 먼저 개발한 회사가 시장을 가져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블록체인이나 스테이블코인 관련 뉴스가 나오면 기술을 만든 스타트업 쪽으로 시선이 먼저 갔습니다.

    그런데 여러 기술 전환 사례를 지켜보면서 패턴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술이 상용화되는 단계에서 결정적인 자산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실어 나를 사용자와 유통망이라는 것입니다. 새 기술은 복제될 수 있지만, 3,000만 명의 사용자와 44만 개의 오프라인 가맹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토스가 보유한 이 숫자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란 달러나 원화 같은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자산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요동치지 않고 1달러는 1달러로 유지되는 가상화폐입니다. 이 안정성 때문에 송금·결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이 국내 결제사들과 잇달아 협약을 맺는 것은, 발행사 입장에서도 지금 필요한 게 기술 파트너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닿는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X 머니(X Money)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소셜미디어 X가 비자와 협력해 올해 7월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결제 서비스입니다. 이용자 간 송금과 청구서 결제, 직불카드까지 지원하는 구조로, 미국의 송금 서비스 벤모(Venmo)와 유사합니다. 박현주 회장이 "빅테크가 블록체인 결제 시장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한 것은 이 흐름을 정확히 짚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약: 스테이블코인 경쟁의 승부처는 기술 발행이 아니라 사용자와 가맹점이라는 유통 통로에 있으며, 이미 통로를 쥔 국내 결제사들의 전략적 가치가 재평가받고 있습니다.

    헥토·카카오·토스·NHN KCP의 유통 전략

    제 경험상 이런 기술 전환기에 가장 먼저 움직이는 플레이어를 보면 나중에 누가 살아남는지가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에 주목한 건 헥토파이낸셜의 전략입니다. 결제 자체보다 결제 이후의 외환·정산 영역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크로스보더(Cross-border) 결제란 국경을 넘는 해외 송금·결제를 뜻합니다. 여기서 핵심 문제는 정산 속도와 환전 비용인데, 기존 국제송금망 SWIFT를 이용하면 자금 수취에 하루에서 이틀이 걸립니다. 헥토파이낸셜은 이 시간을 최대 약 2시간으로 줄이는 구조를 설계했고, 받은 외화를 바로 원화로 바꾸지 않고 통화별로 보관했다가 다시 해외 지급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국내 결제는 이미 빠르고 저렴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의 이점이 크로스보더 영역에서 먼저 드러날 것이라는 제 판단과 정확히 일치하는 전략입니다.

    카카오와 토스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과 각각 MOU(업무협약)를 체결했습니다. MOU란 당사자 간 협력 의향을 확인하는 약정으로, 법적 구속력보다는 사업 방향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NHN KCP는 한 발 더 나아가 아발란체 기반의 결제 특화 메인넷을 직접 개발하고, 지난달 페이코 앱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2~3초 안에 결제를 완료하는 데모를 시연했습니다. 블록체인을 쓰면서도 소비자가 기존 결제와 거의 다를 것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UX(사용자 경험)에 집중한 접근입니다.

    이 구도에서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 건 서클의 CPN(서클 페이먼츠 네트워크)입니다. CPN이란 서클이 구축한 스테이블코인 기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로, 연결된 결제사는 이 망을 통해 국경을 넘는 송금과 정산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헥토파이낸셜은 이 네트워크의 국내 유일 결제 파트너사라고 밝혔습니다.

    주요 플레이어별 전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헥토파이낸셜: 크로스보더 외환·정산 고도화, 서클 CPN 파트너, USDC 활용 송금 구조 준비
    • 카카오페이: 서클과 MOU, 국내 온·오프라인 결제망을 스테이블코인 유통 채널로 활용 검토
    • 토스: 서클과 MOU, 3,000만 사용자·44만 가맹점·토스페이먼츠·토스뱅크 인프라 연계 검토
    • NHN KCP: VASP 취득 절차 진행 중, 아발란체 기반 자체 메인넷 개발, 라인 넥스트와 유니파이 지갑 연동

    월드페이가 발표한 글로벌 결제 보고서 2026(출처: 월드페이)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 온라인 결제에서 디지털 월렛 비중은 42%, 계좌 간 이체(A2A)는 34%였던 반면 신용카드는 5%에 그쳤습니다. 미국도 구글페이·애플페이를 포함한 디지털 월렛이 40%로 가장 높았습니다. 국가마다 주력 결제수단이 다른 만큼 신용카드 중심의 국내 방식을 그대로 해외에 적용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걸 이 수치가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요약: 국내 결제사들은 기존 사용자·가맹점망을 발판으로 크로스보더 정산, 스테이블코인 유통, 디지털 월렛 연동 등 각자 다른 각도에서 글로벌 결제 시장을 조준하고 있습니다.

    관전 포인트는 협약 수가 아니라 이 두 이정표다 — 시장 전망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움직임의 대부분이 MOU, 데모, 라이선스 준비 단계라는 점입니다. 협약 소식이 쏟아지다 보면 이미 시장이 열린 것처럼 느껴지기 쉬운데, 아직 카카오와 토스 모두 VASP 라이선스가 없습니다.

    VASP(가상자산사업자)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하고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합법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업자를 말합니다. 이 라이선스 없이는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송금·결제 서비스를 국내에서 운영하기 어렵습니다. 통로를 가진 자가 유리하다는 논리는 그 통로가 규제라는 문을 통과한 뒤에야 현실이 됩니다. 제가 이 시장을 지켜보는 첫 번째 이정표는 VASP 라이선스 취득 여부입니다.

    두 번째 이정표는 실제 거래량입니다.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을 갖춰도 실제로 기업이나 소비자가 쓰기 시작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헥토파이낸셜이 연간 50조 원이 넘는 가상계좌 거래를 처리하며 구글, 메타, 틱톡,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아고다 등 글로벌 기업의 국내 결제를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기존 인프라가 이미 검증된 규모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출발점입니다. 헥토파이낸셜(출처: 헥토파이낸셜 공식 사이트)의 이 실적은 새 기술을 얹을 기반이 허공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빅테크 진입이라는 변수도 함께 봐야 합니다. 박현주 회장 스스로 "빅테크가 결제 시장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이는 국내 결제사에게 기회인 동시에 위협이기도 합니다. X 머니처럼 수억 명의 사용자를 이미 가진 플랫폼이 결제에 본격 진입하면, 국내 사업자의 사용자 기반이라는 강점은 상대적으로 작아질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도에서 살아남는 건 규모가 가장 큰 쪽이 아니라 특정 영역에서 대체 불가능한 위치를 선점한 쪽이었습니다. 헥토파이낸셜이 크로스보더 외환·정산에 힘을 싣는 것은, 빅테크가 쉽게 치고 들어오기 어려운 B2B 정산 영역에서 포지션을 잡으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요약: 이 시장의 진짜 이정표는 협약 건수가 아니라 VASP 라이선스 취득과 실제 거래량 두 가지이며, 빅테크 진입 전에 크로스보더 정산 같은 대체 불가 영역을 선점하는 것이 핵심 변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스테이블코인으로 일반 결제가 진짜 가능한가요?

    A. 이미 NHN KCP가 페이코 앱에서 2~3초 안에 결제를 완료하는 데모를 시연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한 단계지만, 일반 소비자가 일상에서 쓰려면 VASP 라이선스 취득과 제도 정비가 선행돼야 합니다. 지금은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라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Q. 카카오페이나 토스가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언제 시작하나요?

    A. 현재 두 회사 모두 서클과 MOU를 맺은 상태로, 구체적인 서비스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두 회사 모두 FIU에 신고된 VASP가 없기 때문에 라이선스 확보 여부가 가장 큰 변수입니다. 일반적으로 MOU 체결 이후 수개월에서 수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Q. 크로스보더 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유리한 이유가 뭔가요?

    A. 기존 SWIFT 방식은 해외 자금 수취에 하루에서 이틀이 걸리고 중간 수수료도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정산은 이 시간을 최대 약 2시간까지 줄이고 환전 과정도 단순화할 수 있습니다. 국내 결제가 이미 빠르고 저렴하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의 이점은 해외 송금·정산 영역에서 먼저 체감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Q. 빅테크가 결제 시장에 들어오면 국내 결제사는 어떻게 되나요?

    A. X 머니처럼 수억 명 사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이 결제에 진입하면 소비자 대상 서비스에서는 경쟁이 심화됩니다. 다만 제 경험상 B2B 정산·외환 처리처럼 현지 규제와 인프라 이해가 필요한 영역은 글로벌 빅테크가 빠르게 치고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헥토파이낸셜이 크로스보더 정산에 집중하는 것도 그 이유일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결론

    제가 이 흐름을 지켜보면서 정리한 건 하나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누가 이길지를 예측하려면 "누가 이 기술을 만들었나"가 아니라 "이 기술이 사람들에게 닿으려면 누구의 문을 지나야 하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관문을 이미 쥐고 있는 국내 결제사들이 지금 서클 같은 발행사와 잇달아 협약을 맺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다만 낙관은 이정표 확인 이후로 미루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VASP 라이선스와 실제 거래량, 이 두 가지가 확인되는 시점이 이 시장의 진짜 시작점입니다. 관심이 있다면 협약 소식보다 라이선스 취득 뉴스와 첫 실사용 거래 데이터를 기다리며 지켜보는 것을 권합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016/0002690758?type=series&cid=2003287